언제 '내 호실'이 되고, 땅은 어떻게 따라오나 — 구분소유 성립, 상가 구분점포, 대지사용권, 아파트 이름 변경
건물의 한 부분이 따로 소유권의 대상이 되려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그 부분을 따로 소유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 뒤 건물이 완성되면 대장 등록이나 등기 전에도 구분소유가 성립합니다. 다만 이는 호실이 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시점이고, 분양받은 사람이 그 호실의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원칙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필요합니다. 구분소유자가 호실을 소유하기 위해 대지에 대해 가지는 권리(대지사용권)는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으면 호실과 따로 처분할 수 없고, 이를 어긴 처분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등기 없이 대지 사용 허락만 받은 경우에도 대지사용권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핵심 5가지
- 구분소유는 구조상·이용상 독립성 + 구분행위 + 건물 완성으로 성립합니다. 대장 등록과 등기는 구분소유를 알리는 사후 절차이지만, 분양받은 사람이 호실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원칙적으로 이전등기가 필요합니다.
- 판매시설·운수시설 용도의 상가 점포는 이용상 구분되어 있고 경계표지와 건물번호표지를 갖추면, 벽이 없어도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대지사용권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으면 호실과 따로 처분할 수 없고, 어긴 처분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그 취지를 등기하지 않았다면 선의로 물권을 얻은 제3자에게는 내세우지 못할 수 있습니다.
- 분양자가 호실 소유권은 모두 넘기면서 대지 지분 일부만 남겨 두었다면, 규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구분소유자들에게 그 지분을 내세우기 어렵습니다.
- 아파트 이름 변경의 동의율을 직접 정한 조문이나 이를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이 글에서 검토한 자료에 없습니다. 하급심은 공용부분 변경에 준하는 동의를 요구했습니다.
1. 구분소유는 언제 성립하나
구분소유는 구조상·이용상 독립성, 구분행위, 건물 완성이 갖추어지면 성립합니다. 1동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 쓰일 수 있으면 각각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집합건물법 제1조). 대법원은 구분된 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그 부분을 각각 구분소유권의 대상으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하며, 그 뒤 건물과 구분건물이 객관적·물리적으로 완성되면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되거나 구분건물로 등기되기 전이라도 그때 구분소유가 성립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0다71578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이용상 독립성은 그 부분이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건물로서 기능과 효용을 갖춘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9. 11. 15. 선고 2019두46763 판결), 대장 등록이나 등기는 구분소유권의 내용을 알리는 사후 절차일 뿐입니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7다286485 판결).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것과 내가 그 호실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다릅니다. 위 판결들은 건물의 한 부분이 독립한 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시점에 관한 것입니다. 분양이나 매매로 호실을 사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민법 제186조).
2. 벽 없는 상가 점포도 '내 점포'가 될 수 있나
판매시설·운수시설 용도의 상가는 점포들이 이용상 구분되어 있고 경계표지와 건물번호표지를 갖추면, 벽이 없어도 점포별로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집합건물법 제1조의2 제1항). 경계를 알아볼 수 있는 표지를 바닥에 견고하게 설치하고, 점포별 건물번호표지를 견고하게 붙여야 합니다. 경계표지는 바닥에 너비 3센티미터 이상의 동판·스테인리스강판·석재 등으로 점포 바닥재와 다른 재료를 써야 하고(시행령 제2조 제1항), 건물번호표지 글자는 가로 5센티미터·세로 10센티미터 이상이어야 합니다(시행령 제3조 제2항). 2021년 2월 5일 시행된 개정법은 그 전에 있던 '바닥면적 합계 1천제곱미터 이상' 요건을 없앴습니다.
대법원은 이 표지들을 견고하게 설치하면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고(대법원 2018. 3. 30.자 2017마1291 결정, 개정 전 조문 사건), 제1조의2 시행(2004. 1. 19.) 이후 대장에 등록되고 구분건물로 등기된 구분점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등록·등기 당시 요건을 갖추었다고 추정되므로, 다투는 쪽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2. 12. 29.자 2019마5500 결정).
3. 대지사용권은 호실을 따라갑니다
구분소유자가 호실(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해 대지에 대해 가지는 권리인 대지사용권은 호실의 처분을 따르고,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으면 호실과 따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집합건물법 제2조 제6호, 제20조 제1항·제2항). 대법원은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대지 처분은 효력이 없다고 했고(위 2010다71578 판결), 법원의 공유물분할 경매 절차를 거친 처분이라도 무효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6다84171 판결).
예외는 규약으로 달리 정한 경우입니다(제20조 제2항 단서). 건물 부분 전부를 소유한 사람은 공정증서로 규약에 상응하는 것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제20조 제4항, 제3조 제3항). 그러나 대법원은 분양대금을 다 내고도 분양자 측 사정으로 이전등기를 받지 못한 수분양자는 구분소유자에 준한다고 보고, 그런 수분양자가 있다면 규약으로 정해야 하며 분양자 혼자 작성한 공정증서로는 분리처분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5142 판결, 2010년 개정 전 조문 사건). 공정증서가 있더라도 작성한 사람이 그 권한을 가졌는지와 작성 당시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3자와의 관계도 있습니다. 분리처분 금지는 그 취지를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로 물권을 얻은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제20조 제3항). 그러나 대법원은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않거나 일부만 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나머지 대지 지분을 취득한 사람을 선의의 제3자로 볼 수는 없고, 경매·공매에서 공고된 권리관계 등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8다219727 판결). 대지권 미등기 건물을 경매로 살 때의 문제는 다룸의 법률 스토리 「대지권 미등기인 집합건물 경매, 낙찰받아도 괜찮을까요?」에서 다뤘습니다.
4. 분양자가 대지 지분 일부를 남겨 두었다면
분양자가 호실 소유권은 모두 넘기면서 대지 지분 일부만 자기 명의로 남겨 두었다면, 규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구분소유자들에게 그 지분을 내세우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분양자가 호실 소유권은 모두 넘기면서 대지는 일부 지분만 넘기고 나머지를 남겨 둔 경우, 분양자나 그 지분을 양수한 사람이 구분소유자들에게 공유지분권을 주장하려면 분리처분을 허용하는 규약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 지분을 근거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93438 판결). 구분소유자가 아닌 대지 공유자는 적정 대지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대지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7다257067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적정 대지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에 관한 것이므로, 구분소유자의 지분이 그에 못 미치는 등 사정이 다르면 따로 따져야 합니다.
아주 오래된 건물은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분리처분 금지 조항은 1984년 제정 때부터 있었지만, 법 시행 당시 이미 있던 건물에는 시행일부터 2년이 지난 날부터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다만 그 전에 당시 개정 부동산등기법 부칙에 따른 등기를 마친 건물은 그 등기를 마친 다음 날부터 적용됩니다(제정법 부칙 제4조). 대법원은 그 전에 구분소유자가 대지사용권을 호실과 따로 처분한 것은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다229896 판결, 1970년대 상가 사건).
5. 등기 없이 대지 사용 허락만 받았다면
대지 소유권 등기가 없어도, 대지를 사용할 권리를 갖추었다면 대지사용권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지사용권은 집합건물이 존재하고 구분소유자가 호실 소유를 위해 그 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으로 성립하며 다른 요건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토지 소유자의 사용 허락 같은 채권적 토지사용권도 대지사용권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사건은 협정서·각서·분양계약 등을 종합해 토지를 무상으로 쓰도록 승낙한 사정이 인정된 사안입니다. 그래서 그 토지를 나중에 산 사람은,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런 사용권의 부담을 진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11. 9. 선고 2023다254816 판결). 환송 뒤 법원은 그 매수인들이 토지가 대지사용권의 목적이라는 사정을 알고 샀다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7. 10. 선고 2023나2052339 판결).
다만 사용권이 나중에 효력을 잃어 소멸했다면 더 이상 대지사용권이 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227492 판결). 사용 허락의 근거가 된 협정서·각서·분양계약서를 보관해 두십시오.
6. 아파트·건물 이름을 바꾸려면
건물 이름을 바꾸려면 건축물대장의 표시 변경을 신청하고, 대장에 명칭이 적힌 건물이라면 등기 표제부도 고쳐야 합니다. 건축물대장의 건축물 표시사항을 바꾸려는 소유자는 표시 변경 신청서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내야 하고(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18조 제1항), 건축물대장에 적힌 건물 명칭은 등기기록 표제부에도 기록되므로(부동산등기법 제40조 제1항 제3호) 그 등기사항이 바뀌면 소유권 등기명의인은 그때부터 1개월 안에 변경등기를 신청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41조 제1항).
명칭 변경의 동의율을 직접 정한 조문이나 이를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이 글에서 검토한 자료에 없습니다. 하급심은 아파트 명칭 변경을 소유권의 권능으로 인정하면서 공용부분 변경에 준해 입주자 전체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07. 3. 16. 선고 2006구합39086 판결). 당시 공용부분 변경 요건이 4분의 3이었습니다. 현행법으로 공용부분 변경에 준해 본다면, 관리단집회 결의는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3분의 2 이상(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 집회를 열지 않고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으로 합의할 때는 각 4분의 3 이상이 필요합니다(같은 법 제41조 제1항). 다만 이 현행 기준을 명칭 변경에 적용한 판결은 확인하지 못했고, 동의율을 채워도 다른 요건 때문에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변경된 명칭에 부합하는 실체 변경, 다른 아파트와 혼동될 염려가 없을 것, 구분소유자들의 집단적 동의, 명칭 권리자(시공사 등)의 사용 승낙을 그 사건의 요건으로 든 하급심 판결도 있고(수원지방법원 2008. 1. 9. 선고 2007구합4552 판결), 입주자 약 80%가 동의하고 시공사가 승낙했는데도 다른 아파트와 혼동될 우려를 이유로 반려를 유지한 판결도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2. 12. 15. 선고 2021누78086 판결).
이름을 바꾸기 전에 준비할 것
- 구분소유자 동의 자료(구분소유자 수와 의결권을 모두 셀 것. 집회 결의인지 서면 합의인지에 따라 기준이 다름)
- 바뀐 이름에 맞는 실체 변경이 있는지에 관한 자료(하급심이 든 요건)
- 시공사 등 명칭 권리자의 사용 승낙서
- 다른 아파트와 혼동될 염려가 없다는 자료(인근 단지 명칭 조사)
- 건축물대장 표시 변경 신청과 1개월 안 변경등기 일정
다룸의 조언
분양·매매·경매 전에 대지 관계부터 확인하십시오. 대지권등기 여부, 분양자가 남겨 둔 지분, 사용 허락의 근거 문서에 따라 권리가 크게 달라집니다.
상가 점포라면 경계표지와 건물번호표지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표지가 없으면 점포가 독립한 소유권의 대상인지부터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물대장, 분양계약서, 대지 관련 협정서를 가지고 오시면 법률사무소 다룸이 호실과 대지의 권리관계를 함께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물이 다 지어졌는데 아직 집합건축물대장 등록 전입니다. 제 호실의 소유권은 언제 생기나요?
A. 두 가지를 나눠 보아야 합니다. 구조상·이용상 독립성과 구분행위가 있고 건물이 객관적으로 완성되면, 대장 등록이나 등기 전이라도 그 호실이 독립한 소유권의 대상이 된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0다71578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분양받은 사람이 그 호실의 소유자가 되려면 원칙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합니다(민법 제186조).
Q. 벽 없이 바닥 선으로만 나뉜 쇼핑몰 점포를 샀습니다. 독립한 소유권이 맞나요?
A. 판매시설·운수시설 용도로 점포들이 이용상 구분되어 있고, 바닥에 견고한 경계표지와 점포별 건물번호표지를 갖추었다면 구분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집합건물법 제1조의2 제1항). 2004. 1. 19. 이후 대장에 등록되고 등기된 점포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등록·등기 당시 요건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고, 다투는 쪽이 반대 사실을 주장·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2. 12. 29.자 2019마5500 결정).
Q. 분양사가 대지 지분 일부를 남겨 두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땅값(사용료)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분양사가 호실 소유권은 모두 넘기면서 대지 지분 일부만 남겨 둔 경우라면, 분리처분을 허용하는 규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분을 산 사람도 그 지분을 근거로 구분소유자들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93438 판결). 다만 집합건물법 시행 전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건물이라면 부칙 때문에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이름을 바꾸려면 몇 명이 동의해야 하나요?
A. 명칭 변경의 동의율을 직접 정한 조문이나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이 글에서 검토한 자료에 없습니다. 하급심은 공용부분 변경에 준해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요구한 예가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07. 3. 16. 선고 2006구합39086 판결, 당시 공용부분 변경 요건 기준). 현행법으로 준해 보면 집회 결의는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3분의 2 이상, 서면 합의는 각 4분의 3 이상이 기준이 되고, 혼동 우려가 있으면 동의가 있어도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판결·결정은 각 사건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판단이므로 결론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법령은 2026년 10월 현행 기준이며, 규약과 분양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