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다룸 다룸의 법률 스토리

유사수신 혐의는 다섯 개 관문이 모두 겹칠 때만 성립합니다 — 그중 두 갈래는 이미 막혀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논리는 대개 두 마디로 압축됩니다. "인가 없이 돈을 받았다, 그러므로 유사수신이다." 조문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무인가, 불특정 다수인, 자금, 업(業), 각 호의 행위유형 — 이 다섯을 모두 요구하고, 하나만 무너져도 이 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중 두 갈래는 대법원과 국회가 이미 닫아 두었고, 남은 갈래는 그때 손에 남아 있던 자료로만 다툽니다.

이 글의 핵심 쟁점 5가지

  1. 다섯 요건 모두 충족해야 성립 무인가·불특정다수·자금·업·행위유형 중 하나만 무너져도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불특정다수 주장은 세 번 막혔습니다 기준은 아는 사이인지가 아니라 계획 당초 대상자 특정 여부입니다
  3. 가상자산 항변은 2024년 개정으로 봉쇄 시행일 이후 행위는 법문이 직접 포섭합니다
  4. 지급약정 주체가 아니라는 항변 명의만 빌려준 경우는 가능하나 직접 설명회를 열었다면 무너집니다
  5. 실질 상품거래 매개는 원칙적 무죄 가장·빙자가 입증된 경우에 한해서만 유사수신이 됩니다

1. 다섯 개 관문의 구조

제2조 제1호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1.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이 한 호에 걸리려면 본문 요건 넷을 먼저 통과해야 합니다.

표 1.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 다섯 개 관문
관문요구되는 것다툴 수 있는가
① 무인가인가·허가·등록·신고를 안 했을 것받았다면 위반이 아닙니다
② 불특정 다수인상대방이 불특정 다수일 것대법원이 세 번 막았습니다
③ 자금대상이 자금(가상자산 포함)일 것2024년 개정으로 막혔습니다
④ 업(業)조달을 업으로 할 것—
⑤ 행위유형각 호 중 하나에 해당할 것여기가 실제 전장입니다

조문 어디에도 "원금보장"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법이 묻는 것은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했는가입니다. 명칭에 끌려가면 다툴 자리를 놓칩니다.

법정형도 구분하셔야 합니다. 유사수신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6조 제1항), 표시·광고 금지 위반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제6조 제2항)입니다. 법인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만 과해지고, 그 단서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를 빼 두었습니다. 법인의 방어선이 조문 안에 적혀 있는 셈입니다.

2. 먼저 닫힌 문 둘 — 여기에 중심을 두면 시작부터 불리합니다

가장 위험한 두 가지가 "지인들끼리만 했으니 불특정 다수가 아니다" 와 "코인을 받았으니 자금이 아니다" 입니다.

하나. ‘불특정 다수인’은 대법원이 세 번 막았습니다.

"'불특정'이란 자금조달의 상대방의 특정성을 중시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로서 상대방의 개성 또는 특성이나 상호간의 관계 등을 묻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 자금조달을 계획할 당초부터 대상자가 특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이는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로서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도6674 판결)

회원 자격이 특정 직업군으로 제한된 공제회 사건이었는데, 대법원은 대상이 특정 직업군에 한정되어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07도4179 판결에서는 피고인의 상고가 기각되어 징역 1년 6월이 확정되었습니다.

가장 극적인 것은 대법원 2012도4640 판결입니다. 상대방이 전부 피고인이 운영하던 계의 계원이었다는 이유로 1심과 항소심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으나, 계원 자격에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는 이유로 대법원이 파기했고 환송 후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하급심 무죄만 보고 이 갈래를 내세우는 설명은,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보지 않은 것입니다.

기준이 ‘계획할 당초부터 대상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되어 있었는가’ 이므로 처음부터 명단이 확정된 소수만을 상대로 했다면 여지는 남습니다. 다만 그런 사실관계로 무죄가 확정된 판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둘. 가상자산 갈래는 판결로 한 번, 법 개정으로 또 한 번 닫혔습니다.

"통화로 인정받는 화폐가 아닌 가상화폐를 교부받았으므로 출자금이 아니다" — 실제로 제기된 주장입니다. 1심은 이더리움 등을 투자금·수익금 산정의 매개로 활용했을 뿐 실질은 금전의 거래라고 보았고, 항소심도 결론을 같이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클래식을 교부받은 행위는 … '출자금을 받는 행위' … 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2021노2074 판결)

이 사건은 대법원 2022도6831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어 징역 7년이 확정된 유죄 사건입니다. 세 심급에서 모두 배척된 주장입니다. 거기에 2024. 2. 27. 법률 제20367호 개정(시행 2024. 5. 28.) 으로 제2조 본문이 "자금[가상자산(…)을 포함한다]" 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법문이 직접 포섭합니다.

다만 시점 구분은 남습니다. 시행일 이전의 행위에는 개정 전 조문이 적용되어 ‘실질이 금전의 거래인가’라는 심사를 거칩니다. 구법 사안에 현행 조문을 얹으면 그 자체가 오류입니다. 입금·약정 일자가 시행일의 어느 쪽인지가 첫 확인 사항입니다.

3. 살아 있는 길 ① — "나는 지급약정을 한 사람이 아니다"

제2조 제1호는 지급약정과 수령이 결합된 행위를 벌합니다. 약정의 주체가 아닌 사람은 이 죄의 행위주체가 아닙니다.

"… 지급할 것을 약정한다는 것은 법률적으로 지급채무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통상적인 점을 고려하면, 유사수신행위의 주체는 지급채무를 부담하여 신용을 공여받은 자라고 봄이 상당하다."(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0고단172 판결, 항소기각 확정)

이 정식화는 하급심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이 같은 문장으로 판시한 것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근거가 된 사실은 여섯이었습니다. 등록대행 신청서 하단에 투자금액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는 점, 녹취록에 원금 반환 언급이 없었다는 점, 사업설명 메모지에 수당 내용만 있었다는 점, 피고인이 상위 모집원을 둔 중간 단계였고 사업을 실제로 운영했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하나입니다. 증인의 실제 증언은 손해 볼 일이 없고 자신이 책임진다는 취지였고, 법원은 투자자들이 그 말을 ‘원금을 보장한다’로 생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영업 멘트와 ‘출자금 전액 지급 약정’은 법적으로 같은 물건이 아닙니다. 다만 명의만 빌려주었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약하고, 투자설명회를 직접 진행했거나 개별 권유를 했다면 이 갈래는 무너집니다.

4. 살아 있는 길 ② — 약정의 존부를 다투는 것과, 형식으로 피해 가는 것

형식 설계는 대법원이 두 번 꿰뚫었습니다. 100만 원을 넣으면 매일 10만 원씩 12일간 받되 9일째에 재투자해야만 약정대로 받고 그러지 않으면 80만 원만 받는 구조에서, 원심은 실제로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며 약정을 부정했으나 대법원은 파기했습니다.

"… 재투자 여부가 투자자들에게 달려있다는 형식적인 이유만으로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도4640 판결)

지급 시기를 유예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사안에서도 방향은 같습니다.

"나아가 출자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상 지급을 일시 유예할 수 있는 조건을 부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도5519 판결)

반면 약정 자체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앞 절의 군산지원 사건이 그 예입니다. 판단 기준이 계약 설계가 아니라 투자자가 무엇을 전제로 돈을 냈는가이므로 조건·유예를 덧붙이는 접근은 통하지 않지만, 원금 반환 문구가 서면에 없다는 사실관계는 실제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 구별이 변론의 정밀도를 만듭니다.

5. 살아 있는 길 ③ — 실질적 상품거래가 매개되었는가

무죄가 실제로 확정된 사건들이 몰려 있는 자리입니다.

"실질적으로 상품의 거래가 매개된 자금의 수입은 이를 출자금의 수입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것이 상품의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상품의 거래 없이 금원의 수입만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6도7470 판결)

"…경우에 한하여" — 이 다섯 글자가 뼈대입니다. 원칙은 상품거래가 매개되면 출자금이 아니라는 것이고, 유사수신은 가장·빙자가 입증된 예외입니다(같은 법리: 2007도6241, 2018도5519).

무죄 확정 사례 하나. 패키지 상품의 공급가가 8만 원, 판매가가 121만 원이었던 사안입니다. 법원은 금전 거래로 의심할 여지를 먼저 인정하고도, 같은 상품을 일반 소비자에게도 같은 가격으로 판매했다는 점, 판매가가 동종 상품군보다 이례적으로 높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 영업사원에게 출근과 교육이라는 실질적 의무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사정입니다.

"이 사건 회사는 펀드식 설명 금지를 이른바 '7대 원칙' 중의 하나로 하였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특정 사업소를 실제로 폐쇄한 기록이 있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17고정456, 항소기각 확정). 투자식 설명을 금지한 내부 지침과 그것을 어긴 조직을 제재한 흔적이 형사 방어의 증거가 된 것입니다.

무죄 확정 사례 둘. 총 6,836회·561억여 원 규모의 사안에서 유사수신 혐의 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비록 판매대금을 초과하는 금원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단7199 판결)

이 부분은 검사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11도1264 판결). 다만 같은 사건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은 유죄입니다. 그 부분은 파기환송된 뒤 환송심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 원 등이 선고되어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이 전부 무죄였다’는 식의 요약은 사실과 다릅니다.

반대로 배너 클릭만으로 구입비의 1.5배를 지급하는 구조는 대법원이 원심의 무죄 판단을 파기하면서 지적한 사정이었고(2018도5519 — 환송 후 결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물품거래를 빙자하여 실제로는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 사건도 있습니다(2007도6241).

6. 살아 있는 길 ④ — 공범으로 기소된 경우, 그리고 증거능력이라는 보조선

유사수신은 조직 단위로 굴러가서, 대표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층위의 관여자가 한꺼번에 피고인이 됩니다. 그래서 가장 넓게 쓰이는 방어가 공모 부정입니다. 그 일반 법리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에 있습니다. 유사수신 판결이 아니라 형법 제30조의 일반 법리입니다.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도14322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은 반대 방향의 문장도 담고 있습니다. 공모는 순차적·암묵적 의사 결합으로도 성립하고, 부인하면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합의한 적이 없다"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갈랐는가. 등기부상 대표이사였고, 자기 명의 계좌가 쓰였으며, 지시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원금을 이체했고, 피해자와 직원이 수사기관에서 그가 설명회를 직접 진행했다고 진술한 피고인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모두를 인정하고도, 이런 사실관계였기 때문에 검사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급소는 이 문장입니다.

"피고인 B이 미필적으로라도 피고인 A의 사기 또는 유사수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하려면 그 범행에 가담할 만한 경제적인 동기가 충분히 밝혀진 경우라야 할 것이나, 피고인 B이 다른 투자자 수십여 명과 마찬가지로 일비를 지급받은 외에 어떠한 수익을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3고단1670 판결, 항소기각 확정)

공범 방어의 급소는 행위가 아니라 이익입니다. 이 피고인은 4억 원 이상을 넣은 투자자이기도 했고, 차용증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는 점도 근거였습니다.

본사 대표이사가 대리점 개설자와 공모했다고 기소된 사건에서도, 대표이사가 설명한 수당 구조가 일관되게 주장되었고 상대방과 소개인의 진술도 부합한다는 이유로 공모 인정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0고정629, 항소기각 확정). 말단의 과장 설명이 곧 본사의 약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비적으로 유사수신방조로 기소되는 경로도 실재합니다(2018도5519).

증거능력도 보조선이 됩니다. 이 유형의 수사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업무수첩·PC·서버를 통째로 확보하는 것이 전형이고, 그 저장매체에는 영장 혐의사실과 무관한 다른 회원의 정보가 섞여 있습니다. 전원합의체 결정은 반출한 저장매체에서 관련성 구분 없이 전자정보를 출력·복제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로 보았고, 복제·탐색·출력 각 단계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면 관련 정보만 뽑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2011모1839). 관련성은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인정되지 않고(2017도13458),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터 잡은 2차적 증거까지 배제되며(2010도2094), 예외에 해당한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2009도10412 — 뇌물 사건입니다). 다만 위법수집증거 배제만으로 유사수신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 역산 체크리스트 — 지금 손에 있어야 하는 것들

괄호는 그 항목이 실제 판단 근거가 된 사건입니다.

A. 주체를 다투는 경우(군산 2020고단172, 부천 2023고단1670)

  • 가입·등록대행 신청서 중 책임 배제 문구가 인쇄된 면
  • 본인이 쓴 사업설명 자료와 투자자와의 녹음 원본
  • 차용증·약정서에 자기 이름이 없다는 사실

B. 개념 해당성을 다투는 경우(2012도6674, 2012도4640, 창원 2017고정456)

  • 모집 계획 단계의 문서 — 사업계획서·초기 회의록·최초 명단. 기준 시점이 ‘계획할 당초’입니다
  • 가입 자격 규정과 실제로 거절한 사례
  • 동일 상품의 일반 소비자 판매 기록·가격과 동종 상품군 비교자료
  • ‘투자·펀드식 설명 금지’ 내부 지침과 위반자 제재 기록(가장 결정적)

C. 증거능력을 다투는 경우(2011모1839, 2017도13458)

  • 압수·수색영장 사본 — 혐의사실 기재와 압수 범위
  • 전자정보 상세목록의 교부 여부와 시점
  • 현장 선별인가 통째 반출인가, 반출이라면 예외 사유가 조서에 있는가
  • 복제·탐색·출력 각 단계의 참여 고지 기록

D. 공범으로 기소된 경우(2023고단1670, 광주 2020고정629)

  • ★자신이 얻은 경제적 이익의 전모 — 수당·급여·정산서
  • 자신이 투자자이기도 하다는 자료 — 입금내역과 미회수 금액
  • 유리하게 증언할 동료 투자자·직원, 자신을 고소한 사람이 있는지
  • 자신이 실제로 한 말의 기록(설명 자료·대화·녹음)
그림 1. 지금 확인할 4가지 — 지금 없으면, 나중에는 만들 수 없습니다
네 장의 카드 — ① 계약서·신청서에 내 이름이 있는가, ② 내가 실제로 받은 돈의 전부, ③ 내가 넣은 돈과 못 받은 돈, ④ 내가 한 설명이 남아 있는 기록. 하단 문구 ‘지금 없으면, 나중에는 만들 수 없습니다’

8. 왜 지금인가 — 판결문에서 확인되는 사실만

첫째, 수사기관에서 나온 한 문장을 지우는 데 법정 증언 여럿이 필요했습니다. 앞의 부천 사건에서 불리한 진술이 힘을 잃기까지, 법원은 번복된 진술과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전부 대조해야 했습니다. 조문상 본인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가 되지만, 타인의 진술조서와 법정 증언은 다릅니다.

둘째, 무죄 판단의 근거는 하나같이 남아 있던 자료였습니다. 면책 문구가 인쇄된 신청서, 원금 반환 언급이 없는 녹취록, 수당만 적힌 메모지, 사업소 폐쇄 기록. 사후에 재현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반면 계좌거래내역과 압수물은 시간이 지나도 수사기관 쪽에 남습니다.

셋째, 압수·수색은 끝난 뒤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전원합의체 결정의 다수의견은 압수·수색이 종료된 이후에는 특정단계의 처분만 취소해도 그 이후를 저지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참여권을 행사할 기회는 그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넷째, 이 혐의는 거의 언제나 혼자 오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살핀 판결들 가운데 유사수신 혐의만으로 기소된 사건은 한 건뿐이었고, 배상명령신청이 형사절차에 병합됩니다(군산 사건에는 7건).

다룸의 조언

첫째, 오늘 서랍부터 여십시오. 신청서·약관·설명 자료·녹음 파일·수당 정산서·계좌 입출금 내역. 위 체크리스트에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칸부터 편집하지 말고 원본 그대로 모으십시오.

둘째, 인정하면 빨리 끝난다는 권유를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수사 초기 진술 한 문장이 이후 절차 전체의 뼈대가 됩니다.

셋째,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라면 지금 이 순간에만 확인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영장의 혐의사실 기재와 압수 범위, 저장매체를 선별하는지 통째로 가져가는지, 복제와 탐색 단계에 참여할 기회를 고지받았는지. 끝난 뒤에는 확인할 것이 남지 않습니다.

유사수신은 금융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싸우는 도구는 구성요건 해당성,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 미필적 고의, 증거능력 — 형법 총론과 형사소송법입니다. 김창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 전문변호사입니다.

저는 결과를 약속드리지 않습니다. 이 글의 무죄 판단은 예외 없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른 것이고, "이러면 무죄"라는 명제는 어느 판결에도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섯 관문 중 어느 것을 다툴 수 있는 사안인지는, 지금 가지고 계신 자료를 놓고 지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인들끼리만 투자한 건인데도 불특정 다수인가요?

A. 대법원은 그 주장을 세 차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준은 아는 사이인지가 아니라 계획할 당초부터 대상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되어 있었는가입니다. 이 논리를 앞세우기 전에 다른 관문부터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현금이 아니라 코인으로 받았습니다. 출자금이 아니지 않습니까?

A. 입금 일자부터 보셔야 합니다. 2024. 5. 28.부터 제2조 본문의 "자금"에 가상자산이 포함된다는 문언이 들어갔으므로, 시행일 이후의 행위라면 이 주장은 조문 자체로 봉쇄됩니다. 시행일 이전이라면 실질이 금전의 거래인가를 따지는데, 그 심사를 거친 사건에서도 출자금 수령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징역 7년이 확정되었습니다.

Q. 계좌 명의만 빌려주었는데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A. 명의 대여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같은 처지의 피고인에 대해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사건이 있지만, 이유는 명의 대여가 아니라 불리한 진술이 법정에서 번복되었고 그가 다른 투자자들과 다른 수익을 취득했다는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리해야 할 것은 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 받지 않은 이익입니다.

Q. 회사 이름에 '캐피탈'이 들어갑니다. 그것만으로 처벌됩니까?

A. 상호 제한 조항은 형벌 조항이 아닙니다. 위반 시에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제8조 제1항), 부과·징수는 금융위원회가 합니다(제8조 제2항). 대통령령이 정한 명칭은 금융·파이낸스, 자본·캐피탈, 신용·크레디트, 투자·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자산관리, 펀드·보증·팩토링·선물입니다. 다만 조문에는 "유사수신행위를 하기 위하여" 라는 목적 요건이 붙어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문에 인용한 판결은 각 사건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판단이고, 그중 무죄 판단은 모두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른 것이므로 결론을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은 개별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으며 어떤 결과도 약속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