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범이란 무엇인가요 — 출소 후 3년 안에 다시 죄를 지으면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형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안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경우를 누범으로 정하고,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형법 제35조). 여기서 무거워지는 것은 선고할 수 있는 형의 상한이고, 하한은 그대로 남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점을 두고 법관이 사정을 참작해 최단기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또 이전에 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누범의 전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형법이 정한 형의 경중 순서에서 금고보다 뒤에 놓이는 벌금이나 구류, 과료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고(형법 제41조·제50조 제1항),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나 취소 없이 지났거나 형이 실효된 경우에는 형의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사라집니다(형법 제65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집행유예 기간 중이나 가석방 기간 중에 지은 죄도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뒤'의 죄가 아니어서 누범가중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600 판결, 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도2071 판결). 이 글에서는 어떤 형이 누범의 전제가 되는지, '3년'을 어디서부터 세는지, 형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조문과 판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글의 핵심 쟁점 5가지
- 누범은 네 요건 모두 충족해야 성립 금고이상 형·집행종료·3년내·금고이상 죄가 모두 필요합니다
- 집행유예 경과·형실효는 누범전제 소멸 형의 선고 법적효과가 장래를 향해 사라집니다
- 3년내 실행착수면 기수는 이후라도 누범 기간 내 착수만 있으면 결과가 늦어도 무방합니다
- 가중은 형의 상한만, 하한은 그대로 법관이 정상을 참작해 최단기형을 선고할 수도 있습니다
- 누범가중은 이중처벌이 아님 전범은 양형의 정상일 뿐 다시 심판받는 것이 아닙니다
누범은 이전 사건을 다시 처벌하는 것인가요?
먼저 조문부터 읽어 보겠습니다.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禁錮)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은 누범(累犯)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누범의 형은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長期)의 2배까지 가중한다"고 정합니다.
이 문장을 조각내 보면 조건이 네 개입니다. 이전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것, 그 형의 집행이 끝났거나 면제되었을 것, 그로부터 3년 안일 것, 그리고 그 사이에 지은 죄가 금고 이상에 해당할 것입니다. 네 조건이 모두 갖추어지면 형을 가중할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이미 형을 살고 나왔는데 그 일로 또 무겁게 처벌하는 것 아닌가"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물음을 정면으로 다루어 형법 제35조 제1항·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습니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문은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하여 형벌을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하였다는 데 있는 것이지 … 전범도 후범과 일괄하여 다시 처벌한다는 것은 아님이 명백하다"고 적었고, 이어 "전범이 있다는 사실은 단지 하나의 정상으로서 법관의 양형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일 뿐, 전범 자체가 심판의 대상으로 되어 다시 처벌받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누범에 대하여 형을 가중하는 것이 헌법상의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벌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새로 지은 죄이고, 이전 사건은 그 죄를 얼마나 무겁게 볼 것인지를 정하는 사정으로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평등의 원칙에 관하여도 같은 결정에서 답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누범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전범에 대한 형벌의 경고적 기능을 무시하고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많고, … 이는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어서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보았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새로 지은 죄가 이전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35조가 누범에 해당하는 전과사실과 새로이 범한 범죄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나 근거가 없고, 위 규정이 헌법상의 평등원칙 등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도1427 판결).
박스 1. 형법 제35조 제1항이 요구하는 네 가지
- 이전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것 — 형의 종류와 그 경중은 형법 제41조와 제50조 제1항이 정합니다. 그 순서에서 금고 다음 자리부터 뒤에 놓이는 형들, 이를테면 벌금이나 구류를 선고받은 것만으로는 이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되었을 것 — 형기가 만료된 경우 외에, 형의 시효가 완성되어 집행이 면제되거나(형법 제77조) 특별사면으로 집행이 면제된 경우(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 그 후 3년 안일 것 — 3년 안인지는 그 죄의 실행에 착수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06. 4. 7. 선고 2005도9858 전원합의체 판결)
- 새로 지은 죄가 금고 이상에 해당할 것 — 법정형이 아니라 실제로 처단할 형을 기준으로 봅니다. 그 죄에 정한 형 가운데 벌금형이 선택되면 누범가중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82. 7. 27. 선고 82도1018 판결)
이전에 받은 형이 어떤 것이어야 누범이 되나요?
첫 번째 조건인 "금고 이상의 형"부터 보겠습니다. 형법 제41조는 형의 종류를 사형, 징역,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 몰수의 아홉 가지로 열거하고, 제50조 제1항은 "형의 경중은 제41조 각 호의 순서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그러므로 열거된 아홉 가지 가운데 금고 다음 자리부터 뒤에 놓인 것들은 제35조 제1항이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에 이르지 못합니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만 있는 경우가 그러해서, 이 조항이 전제로 삼는 상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그 형의 선고가 여전히 효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법에는 형의 선고에 따른 효과가 뒷날 사라지도록 정해 둔 장치가 여럿 있습니다.
집행유예가 대표적입니다.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의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의미가 "형의 실효와 마찬가지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이 실효된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대법원은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고 보았습니다(같은 판결,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감도39 판결). 형이 실효되는 시점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고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3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는 1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5년, 벌금은 2년이 지난 때입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다만 위 두 판결이 직접 판단한 것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각각 정한 전과 요건이었다는 점은 함께 기억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형의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해 사라진다는 설명 자체는 형법 제65조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의 효력을 풀이한 것이므로, 형법 제35조 제1항이 전제로 삼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라는 상태 역시 남지 않는다고 읽는 것이 조문의 구조에 맞습니다.
사면은 종류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사면법 제5조 제1항 제1호는 일반사면에 관하여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며, 형을 선고받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공소권(公訴權)이 상실된다"고 정합니다. 반면 같은 항 제2호는 특별사면에 관하여 "형의 집행이 면제된다"고만 정하고, 제5호는 복권에 관하여 "형 선고의 효력으로 인하여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형의 선고에 따른 기성(旣成)의 효과는 사면, 감형 및 복권으로 인하여 변경되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즉 특별사면은 집행을 면제해 줄 뿐 형 선고 자체의 효력을 없애지 않고, 복권은 자격을 되돌려 줄 뿐입니다. 대법원도 "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특별사면을 받아 형의 집행을 면제받고 또 후에 복권이 되었다 하더라도 형의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타가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후 3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누범가중은 정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도2004 판결).
이전 판결 자체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법원이 그 사건에 대하여 다시 심판을 한 후 재심의 판결을 선고하고 그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종전의 확정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고 판시하면서, 누범의 전제가 되었던 확정판결에 재심판결이 확정된 사안에서 누범가중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4019 판결).
| 이전 사건의 사정 | 형의 선고는 어떻게 되나 | 근거 |
|---|---|---|
| 벌금·구류·과료만 선고받은 경우 | 형법 제41조의 순서에서 금고보다 뒤에 놓인 형이므로, 제35조 제1항이 말하는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 형법 제41조, 제50조 제1항 |
|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취소 없이 지난 경우 |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대법원은 그 의미를 '형의 실효와 마찬가지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형법 제65조 /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폭력행위처벌법의 전과 요건이 쟁점이었던 사안) |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의 기간이 지나 형이 실효된 경우 |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 기간은 3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 1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 5년, 벌금 2년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 대법원 2016도5032,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감도39 판결(각 특별법의 전과 요건이 쟁점이었던 사안) |
| 일반사면이 있은 경우 |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며, 형을 선고받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공소권이 상실된다 | 사면법 제5조 제1항 제1호 |
| 재심개시결정이 확정되어 재심판결이 확정된 경우 | 판시 그대로 '종전의 확정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 |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4019 판결 |
| 특별사면으로 집행을 면제받고 복권까지 된 경우 | 형의 집행이 면제되고 자격이 회복될 뿐, 형 선고의 효력 자체가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출소 후 3년 이내에 다시 죄를 지었다면 누범가중이 정당하다는 것이 판례 | 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제5호, 제2항 / 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도2004 판결 |
※ 표 안의 2016도5032와 2002감도39는 각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전과 요건이 직접 쟁점이었던 사안입니다. 형이 실효되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설명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3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요?
3년을 세기 시작하는 날은 조문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입니다(형법 제35조 제1항). 출발점은 형기를 마치고 나온 날입니다. 형의 집행을 면제받은 경우라면 그 면제일이 같은 구실을 합니다. 집행이 면제되는 경우로는 형의 시효가 완성된 때(형법 제77조)와 특별사면을 받은 때(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를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집행이 끝나지도, 면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은 죄는 이 조문이 말하는 경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집행유예에 관하여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그 형의 집행유예기간 중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누범가중의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600 판결). 가석방도 같습니다. 형법 제76조 제1항은 가석방 처분이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가석방기간이 지난 때에 형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잔형기간경과전인 가석방기간중에 본건 범행을 저질렀다면 이를 형법 35조에서 말하는 형집행종료 후에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여기에 누범가중을 할 수 없는 이치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도2071 판결). 다만 이는 누범가중의 문제일 뿐이고,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것(형법 제63조)과 같은 별개의 불이익은 그것대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끝점은 어떻게 볼까요. 3년이 다 되어 갈 무렵에 시작한 일이 3년이 지난 뒤에 마무리된 경우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경우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는지 여부는 그 범죄의 실행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하므로 3년의 기간 내에 실행의 착수가 있으면 족하고, 그 기간 내에 기수에까지 이르러야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6. 4. 7. 선고 2005도9858 전원합의체 판결). 그 사건에서는 형의 집행이 2000년 6월 23일에 끝났고 3년 안인 2002년 7월 초순에 실행에 착수했으며 대가를 받은 것은 3년이 지난 2004년 7월 15일이었는데, 누범가중이 인정되었습니다.
여러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이는 경우에도 같은 발상이 이어집니다. 대법원은 상습범에 관하여 "상습범 중 일부 소위가 누범기간내에 이루어진 이상 나머지 소위가 누범기간 경과후에 행하여 졌더라도 그 행위 전부가 누범관계에 있는 것이다"라고 판시했고(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600, 82감도115 판결), 포괄일죄에 관하여도 "포괄일죄의 일부 범행이 누범기간 내에 이루어진 이상 나머지 범행이 누범기간 경과 후에 이루어졌더라도 그 범행 전부가 누범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4135 판결). 반대로 하나의 죄로 묶이지 않고 여러 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면 판단이 죄마다 따로 이루어지므로, 어느 죄가 3년이라는 기간 안에 들어오는지를 하나씩 확인하게 됩니다.
형을 선고받은 뒤, 아직 집행이 끝나기 전
집행유예 기간 중이거나 가석방 기간 중에 지은 죄는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의 죄가 아니어서 누범가중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83도1600, 대법원 76도2071, 형법 제76조 제1항). 시계는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
형기가 만료된 날, 가석방기간이 지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게 된 날(형법 제76조 제1항), 형의 시효가 완성되어 집행이 면제된 날(제77조), 특별사면으로 집행이 면제된 날(사면법 제5조 제1항 제2호). 이날부터 3년을 센다(형법 제35조 제1항)
그날부터 3년 — 누범 기간
이 기간 안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의 실행에 착수했다면, 범행이 마무리된 때가 3년이 지난 뒤라도 누범이다(대법원 2005도9858 전원합의체)
3년이 지난 뒤
그 뒤에 지은 죄는 형법 제35조 제1항이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상습범이나 포괄일죄로 묶이는 행위 가운데 일부가 3년 안에 있었다면 그 행위 전부가 누범이 된다(대법원 82도600, 대법원 2011도14135)
※ 하나의 죄로 묶이지 않고 여러 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판단이 죄마다 따로 이루어지므로, 각 죄의 시점을 하나씩 확인하게 됩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의 범행이 누범가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누범의 문제이고,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는 것(형법 제63조)은 별개입니다.
누범이 되면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형법 제35조 제2항은 "누범의 형은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長期)의 2배까지 가중한다"고 정합니다. 문장에서 두 군데를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장기"이고, 다른 하나는 "2배까지"입니다.
먼저 "장기"입니다. 늘어나는 것은 선고할 수 있는 형의 상한뿐이고, 하한은 그대로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앞서 본 결정에서 "그 형도 장기만을 가중하고 단기는 가중하지 아니하므로 누범을 심판하는 법관은 피고인의 정상을 참작하여 그 형의 최단기형을 선고할 수도 있는 것이며"라고 적었습니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예를 들어 어떤 죄에 정한 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면 누범가중으로 상한이 20년까지 열리지만, 그 폭 안에서 어떤 형을 정할지는 다시 법관의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누범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선고될 형의 무게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음은 "2배까지"입니다. 상한선이 무한정 열리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42조는 "징역 또는 금고는 무기 또는 유기로 하고 유기는 1개월 이상 30년 이하로 한다"고 하면서, 단서에서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대하여 형을 가중하는 때에는 50년까지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누범가중으로 계산된 상한이 이 한도를 넘을 수는 없습니다.
가중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 지은 죄에 관하여 그 죄에 정한 형 가운데 벌금형이 선택되면, 대법원은 "형법 제35조 제1항에 규정된 '금고이상에 해당하는 죄'라 함은 유기금고형이나 유기징역형으로 처단할 경우에 해당하는 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죄에 정한 형 중 선택한 형이 벌금형인 경우에는 누범가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82. 7. 27. 선고 82도1018 판결). 반대편 끝에서 무기징역형이 선택된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경합범 중 가장 중한 죄의 소정형에서 무기징역형을 선택한 이상 무기징역형으로만 처벌하고 따로이 경합범가중을 하거나 가장 중한 죄가 누범이라 하여 누범가중을 할 수 없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2. 10. 13. 선고 92도1428 전원합의체 판결). 기간의 정함이 없는 형에서는 "장기의 2배"라는 계산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중이 있다고 해서 감경의 길이 닫히는 것도 아닙니다.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가중과 감경의 사유가 겹칠 때의 순서는 제56조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순서는 다음 항목에서 보겠습니다.
끝으로 형법 제36조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누범인 것이 발각된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판결선고후 누범인 것이 발각된 때에는 그 선고한 형을 통산하여 다시 형을 정할 수 있다. 단, 선고한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후에는 예외로 한다"는 것입니다. 뒤늦게 확인된 경우에도 이미 형의 집행이 끝났거나 면제된 뒤라면 다시 형을 정하지 않습니다.
여러 죄를 함께 재판받으면 계산 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한 번의 재판에서 여러 죄를 함께 다루면 가중과 감경의 사유가 여러 개 겹치게 됩니다. 어느 것을 먼저 적용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형의 폭이 달라지므로, 형법은 그 순서를 조문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형법 제56조는 "형을 가중ㆍ감경할 사유가 경합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순서에 따른다"고 하면서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 제34조 제2항에 따른 가중, 누범 가중, 법률상 감경, 경합범 가중, 정상참작감경의 순서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읽어 낼 수 있습니다. 첫째, 누범 가중이 경합범 가중보다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죄를 함께 재판받는 경우, 누범 가중은 죄마다의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경합범 가중은 그보다 뒤의 차례가 됩니다. 둘째, 누범 가중 뒤에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이 놓여 있습니다. 누범에 해당하더라도 감경 사유가 있으면 그 사유는 정해진 자리에서 그대로 작동합니다.
| 순서 | 사유 | 함께 볼 조문 |
|---|---|---|
| 1 | 각칙 조문에 따른 가중 | 형법 각칙의 개별 가중 규정 |
| 2 | 제34조 제2항에 따른 가중 | 형법 제34조 제2항 |
| 3 | 누범 가중 | 형법 제35조 제2항 —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유기징역·유기금고를 가중할 때의 한도는 50년(제42조 단서) |
| 4 | 법률상 감경 | 형법 제55조 —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제1항 제3호) |
| 5 | 경합범 가중 | 형법 제56조 제5호 |
| 6 | 정상참작감경 | 형법 제56조 제6호 |
※ 누범 가중(3)이 경합범 가중(5)보다 앞에 놓여 있으므로, 여러 죄를 함께 재판받는 경우 누범 가중은 죄마다의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경합범 가중은 그보다 뒤의 차례가 됩니다. 또 누범 가중 뒤에 법률상 감경(4)과 정상참작감경(6)이 놓여 있어, 누범에 해당하더라도 감경 사유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작동합니다.
형법 말고도 누범을 무겁게 다루는 법이 있나요?
있습니다. 특별법에도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을 요건으로 삼는 가중 규정이 있고, 그 규정들은 형법 제35조와 별개로 작동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이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을 두고 "처벌 규정은 형법 제35조(누범) 규정과는 별개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하여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누범 기간 중에 다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형법보다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하면서, "따라서 처벌 규정에 정한 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특별법이 정한 무거운 법정형에서 출발해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이 얹힌다는 뜻입니다. 그 사건에서 문제 된 절도 관련 규정의 법정형은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항도 "징역형을 받은 경우"를 요건의 하나로 삼는 가중 규정입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16도5032 판결이 다룬 조항이 바로 이것으로, 형이 실효된 뒤에는 그 전과를 이 조항이 말하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판결의 결론이었습니다.
한 가지 자주 나오는 질문이 소년이었을 때 받은 형에 관한 것입니다. 소년법 제67조 제1항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형의 선고 등을 받은 사람이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 또는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범위를 좁게 새겨, "위 규정은 「사람의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에 불과할 뿐 전과까지 소멸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요구되는 과거 전과로서의 징역형에는 소년으로서 처벌받은 징역형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973 판결). 다만 이 판결이 판단한 것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전과 요건이었고, 형법 제35조의 누범에 관하여 같은 결론을 정면으로 밝힌 대법원 판례를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년법 제67조는 2018년에 개정되기도 한 조문이므로, 이 부분은 어느 쪽으로든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영역이며 실제 사건에서는 개별적으로 검토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룸의 조언
누범인지 아닌지는 결국 날짜의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이 언제인지, 문제 된 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날이 언제인지가 3년이라는 기간의 안팎을 가르기 때문입니다(형법 제35조 제1항, 대법원 2006. 4. 7. 선고 2005도9858 전원합의체 판결). 그래서 사건 초기에 이전 판결문과 형의 집행에 관한 자료, 그리고 이번 사건의 일시를 정확히 확인해 두는 일이 무엇보다 먼저입니다. 출소일이 며칠 차이로 앞뒤가 바뀌는 것만으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전에 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누범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나 취소 없이 지났거나(형법 제65조)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기간이 지나 형이 실효된 경우처럼 형의 선고에 따른 법적 효과가 이미 사라진 경우가 있고, 일반사면이 있었던 경우(사면법 제5조 제1항 제1호)나 재심판결이 확정되어 종전 판결이 효력을 잃은 경우(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4019 판결)도 있습니다. 반대로 특별사면과 복권은 형 선고의 효력 자체를 없애지 않으므로 결론이 달라집니다(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도2004 판결).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기록을 하나씩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누범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그것으로 형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중되는 것은 형의 상한이고 하한은 그대로 남아 있어 법관이 최단기형을 선고할 여지가 열려 있으며(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도 형법 제56조가 정한 자리에서 그대로 작동합니다. 사정과 자료를 충실히 전달하는 양형 변론의 의미가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이 영역은 이전 사건의 형태와 집행 경과, 이번 사건의 죄명과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적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사건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되셨다면, 이전 판결문과 출소 관련 서류를 지참하고 이른 시점에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행유예를 받았던 일이 있는데, 그것도 누범의 전제가 되나요?
A.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나 취소 없이 지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형법 제65조). 대법원은 그 의미가 "형의 실효와 마찬가지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전과 요건이 쟁점이었던 사안입니다). 또 집행유예 기간 중에 지은 죄에 관하여는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그 형의 집행유예기간 중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누범가중의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1983. 8. 23. 선고 83도1600 판결). 아직 형의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 등(형법 제63조) 다른 불이익은 별개의 문제이고,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어 유예되었던 형이 집행되는 경우라면 그 이후의 사정은 다시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만 있는데 누범가중이 되나요?
A. 형법 제35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를 요건으로 삼고 있고, 형의 경중은 형법 제41조 각 호의 순서에 따릅니다(제50조 제1항). 벌금은 그 순서에서 금고보다 뒤에 놓인 형이므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 새로 문제 된 죄에 관하여도, 대법원은 "그 죄에 정한 형 중 선택한 형이 벌금형인 경우에는 누범가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82. 7. 27. 선고 82도1018 판결). 앞뒤 어느 쪽이든 벌금형이 문제 되는 국면에서는 누범가중이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Q. 출소하고 3년이 되기 직전에 시작된 일인데, 마무리된 것은 3년이 지난 뒤입니다. 누범인가요?
A.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년의 기간 내에 실행의 착수가 있으면 족하고, 그 기간 내에 기수에까지 이르러야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6. 4. 7. 선고 2005도9858 전원합의체 판결). 3년 안에 실행에 착수했다면 결과가 3년이 지난 뒤에 발생하더라도 누범이 됩니다. 상습범이나 포괄일죄로 묶이는 행위 가운데 일부가 3년 안에 있었다면 그 행위 전부가 누범이 된다는 것이 판례이기도 합니다(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600, 82감도115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도14135 판결). 반면 여러 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면 죄마다 따로 판단하므로, 어느 죄가 3년이라는 기간 안에 들어오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Q. 누범가중은 같은 일로 두 번 처벌하는 것 아닌가요?
A.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35조 제1항·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면서, "전범이 있다는 사실은 단지 하나의 정상으로서 법관의 양형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일 뿐, 전범 자체가 심판의 대상으로 되어 다시 처벌받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누범에 대하여 형을 가중하는 것이 헌법상의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평등의 원칙에 관하여도 "합리적 근거 있는 차별이어서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역시 형법 제35조를 이전 사건과 새로 지은 죄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로 좁혀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도1427 판결).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